구역 모임 갔던 집에서 "아이에게 행복을 주는 비결"이라는 책을 빌려서 차 안에 놓았어요.
제가 이렇게 훌륭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은연 중에 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희야, 엄마는 어떻게 하면 너를 더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지 해서 이 책 읽는다. "
그랬더니 책을 이리 저리 뒤지더니 한 구절을 읽습니다.
"00야, 이것해가 아니고 이것 할래?라고 해야 된다는데?"
"난 그렇게 했잖아."
"아니야, 엄마는 안 그럴 때도 있어."
다희 아빠에게는 자신이 없지만 아이들에게는 대화법에 자신이 있고 이 책도 뭘 고쳐야겠다는 생각보다 훓어본다는 생각으로 읽는 나에겐 충격이었어요.
"아니, 또 뭐야. 귀 기울여주기잖아."
제 가슴이 또 철렁,
"왜? 또 내가 귀도 잘 기울여주지 않았어?"
"지금은 잘 하는데 작년에는 내가 말하면 듣는 척하면 막 다른 얘기 했잖아."
그러더니 책을 덮어버립니다.
"음, 내가 다희에게 그랬구나. 미안해. 또 읽어봐."
"싫어, 이것 읽으니까 짜증나서 안 읽을거야."
그리고는 책을 앞자리로 넘겨버리더군요.
내가 다희에게 잘못한 기억이 생각나서 견디기 힘들다는 표정이더군요.
앞으로는 더 잘 들어주겠노라고 얼버무리는 걸로 이야기는 끝났어요.

  살면서 누군가의 마음에 쏘옥 들게 살 수도 없고 그렇게 살 의무도 없지만
자녀에게만큼은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데.....  참 주뼛한 아침 출근길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