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일기
어릴 때,
잠 자다가 일어나면 곧장 일어나지 않고 이불 속에 그대로 있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이불 속에 있지 않더라도,
누군가 다른 방에서 오든지, 아버지께서 새벽기도에 갔다가 들어오시든지 하면 얼른 이불 속으로 숨습니다.
그러면서, "내 오데 갔노 물으며는, '방앗간에 쌀 내 묵으러 갔다 하이소"라고 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불 속에 숨죽이며 숨어 있고, 드디어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 옵니다.
"해은는 오데 갔노?" 하면 엄마께서 "방앗간에 쌀 내 묵으러 갔니요"라고 이야기해 주십니다.
그러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불 속에서는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근무하는 LG이노텍이 다른 회사를 흡수 합병하면서
노조창립기념이이라며 휴무일이라 오늘은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제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하늬와 하민이는 먼저 식사를 하고 학교로 갔습니다.
은진씨와 하영이랑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답니다.
식사를 하다 하영이가 화장실을 간다고 하면서
엄마한테는 "내가 오는 것, 모르는 척하고 있으세요"라고 이야기를 하고 갑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와서 의자에 앉을 때까지 모르는 척하고 있다가
의자에 앉으면 깜짝 놀랐다고 하면 된답니다.
드디어 하영이가 돌아와서 의자에 앉았습니다.
하영이는 우리를 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때, 은진씨와 나는 둘다
"아이구 깜짝이야! 하영이 너 언제 왔어? 깜짝 놀랬네!"
이렇게 외치며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하영이는 좋아서 어쩔줄 몰라 합니다.
오늘 아침
어릴 적, "방앗간에 쌀 내 먹으러 간 일"이 생각납니다.
역쉬~~~~
추억을 꺼집어 내는 해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