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종일 추적 추적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퇴근시간이 4시 30분이지만 5시 정도에 늘 퇴근했었는데 계속 되는 비 때문에 4시 50분 경에 집에 도착했어요.

문을 여는 순간 짠냄새인듯 타는 냄새인듯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러서 신발은 발을 뻗어 날리고 부엌으로 뛰어갔죠. 그런데 세상에 어제 먹다 만 된장국이 들어있는 냄비 밑 가스렌지에는 파란 불이 켜져있는 게 아니겠어요. 떨려서 냄비는 열어볼수도 없고 그냥 엎드려서 감사기도만 드렸어요.
  그런데도 불을 켰던 기억도 가물 가물하고 8시간 30분 이상이나 달구어졌지만 불이 나지 않은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어요. 10분 일찍 집에 도착한 것도 약한 불로 해놓은 것도 모두 모두 감사했어요.

  서너달 전에도 교회에서 갑자기 불을 켜놓고 나온 기억이 나서(아침 8시에 나왔는데 이미 오후 4시 30분경) 아랫집에 전화하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냄새나지 않는다는 말만 듣고 뛰는 가슴으로 왔더니 가스는 켜진 채 다행히 밸브가 잠겨져있더라고요.

  이 건망증을 어찌해야할지 대책이 없습니다. 아침에는 가스를 켜지 않는 게 저의 원칙인데 어쩌다가 켠 날이 어제였거든요. 하나님의 세심한 돌보심과 은혜가 아니면 도저히 살 수 없는 저라고 절감하는 날이었습니다. 저의 건망증의 치유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이것도 예희 출산 후 생긴 출산 휴유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