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자루의 밤을 언니가 추석 전 토요일에 보냈어요.

주일날 가족들을 기다리다 저희 가족이 작은 냄비에 한 번 먹고

월요일날 아침에 빵과 함께 큰 냄비에 가득 삻아먹고 세나네 조금 보내고

화요일에 강화로 나들이 하면서 또 한 냄비 삶아서

반은 그 날 내려가는 성은이 가방에 넣었어요,

수요일에 경복궁에 경훈네랑 나들이 하면서 한 번 삶아서 몇 알은 집에 남겨놨어요.

어제 저녁 몇 알 남은 밤을 까며 "자, 마지막 밤이다. 한 입씩 먹자." 했더니 다희 아빠 하는 말

"나는 10알도 안 먹었는데 벌써 없어? 처형에게 나만 먹게 좀 보내달라해야겠다."

 

 처형에게 자기를 위해 밤 보내달라고 말해야겠다는 다희 아빠의 배짱도 웃어웠지만

그 많은 밤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도, 그렇게 많이 먹고도 다들 조금 밖에 먹지 못한 듯 생각하는 것도, 이나도 갔지만 유씨의 입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