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일기
하영이는 6살이 되어 3월부터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인근의 장성 한마음 생태 유치원인데 폐교를 황토 등으로 바꾸어 아주 환경이 좋은 곳입니다.
저의 일 때문에 종일 있게 된 것이 안스럽긴 하지만,
시골인데다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이라 마음이 한결 놓이긴 합니다.
매일 유치원 버스를 타고 손을 흔들며 떠나는 하영이를 보며,
같이 신나게 빠이빠이를 하고 뒤돌아서서는, 혼자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답니다.
많이 컸다는 생각에, 그리고 대견하다는 생각에 그러는 것 같습니다.
하루는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 된장국 끓여주세요~"라고 외칩니다.
왠 된장국? 오늘 된장국에 대해서 배웠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가방에서 오늘 뜯었다며 '쑥'을 꺼냅니다.
그래서 바로는 못해주고 다른 재료와 섞어(양이 얼마 많지 않아) 된장국을 끓였더니,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몇일 전에는 3월에 생일 맞이한 친구들의 생일잔치가 있었는데,
선물을 얼마나 많이 받아왔는지 저녁내내 온식구가 풀어보았답니다.
하늬 하민이는 "하영이는 좋겠다" "우리는 저렇게 못받았봤는데..."부러워하더니
각각 필요한 선물을 하영이에게 얻어서 얼굴들이 활짝 핍니다.
3월 24일이 생일잔칫날일었는데,
저는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5년 전 하영이가 우리집으로 온 날이었지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고,
그 이후로 우리는 하영이 때문에 참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은 우리 가정에서,
밝고 예쁘게 자라가고 있는 것이 감사하고
앞으로도 믿음 안에서 모든 것을 극복하며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하영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 따름입니다.^^
글을 읽고 있으니 지난 5년간
하영이도 잘 자라서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한국말도 하고 벌써 부모와 독립하여 교육을 받을 정도가 되었기에 대단하지만,
이 아이를 이렇게 키우며 힘들기 보다는 도리어 가슴 뿌듯해 하는 하영의 어머니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이 잘 되는 것은 거의 90% 이상을 부모가 만들어 준다고 봅니다. 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부모가 (비록 어려움이나 약점이 있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아니하고 참고 도와주고 끝까지 챙기지 아니하면 자식이 잘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쁘게 자라는 하영이를 보며, 광주댁 유씨 가문에 즐거운 일이 더욱 많기를 소망하며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