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영이가 중이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감기가 시작되나 싶더니 급속히 안좋아져서 병원에 갔더니 중이염이라고 한다.
중이염이야 시간이 흐르면 낫는 거니까 괜찮은데 입맛이 없는지 도통 먹질 않는다.
배는 엄청 고플텐데 우유병도 손으로 멀리 해버리고 죽을 끓여줘도 몇숫갈만 먹고는...
얼른 먹어야 더 빨리 나을 수 있을텐데...골골거리고 있는 하영이의 모습 보고있으려니
마음이 너무 안스럽다.

어제 저녁에 남편이 좀 늦게 들어온다고 해놓고는 예상치못한 조금 이른 시간에
들어오자 우리집 식구들의 대 탄성~ 자기 전에 아빠를 볼 수 있어서 그야먈로 대 환영~
하늬는 하늬대로 할 말이 많고 하민이는 무슨 재주넘기 보여준다고 아빠를 불러대고
하영이는 하영이대로 아빠 쳐다보고 웃는다고... 그런데 문제는 아빠를 보아하니
아빠가 얼러주는 것에 반응하여 오버하며 요상한(입을 쭉 내밀고 눈을 찔끔 감으면서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웃는 하영이의 모습에 완~죤~히 넘어가서 다른 아이들의 말에는
건성건성 반응을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하더니 어제밤에는 내가 아빠한테 눈치를 줄 정도였다.
오늘 아침에도 하영이 애교부리는 모습을 못봐서 어떻게 출근할꼬 하면서 집을 나선 아빠.
정말 하영이는 우리에게 기쁨을 많이 많이 주는 것 같다.

한번씩 농담을 하는데
"하영이 그 원에 계속 있었으면 지금쯤 어떻게 있을까요"
"정말 사랑이 중요하긴 중요하나봐요"
"거기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자라야 할텐데...."
그곳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육하는 선생님들이 돌보고 있지만
여건상 다수의 아이들을 상대해야 하고 그래서 누군가 가면 서로 안길려고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아른거리면서 이런 농담 아닌 이야기들을 하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어쨓든, 하영아. 잘 먹고 빨리 낫길 바란다.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