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새벽에 어떤 분이 우리 교회당에 왔다갔다. 이분은 몇 달 전에 등록한 분인데 직업도 없고 남의 집에 (세도 주지 않고) 공짜로 살면서 자기가 아쉬우면 교회 오고 그렇지 아니하면 잘 안 온다. 어제도 왔기에, 아침으로 라면 1그릇에 커피와 떡에 여러 간식까지 대접했다고 한다. 언제 또 올지 알 수 없다.
몇 년 전 잘 출석하다 지금은 멀리 일하러 간 노총각이 있다. 비록 돈도 없고 잘난 구석도 없지만, 공공근로도 하고 우리 교회 목수 집사님 따라다니며 주일에 교회를 잘 출석할 때에는 ‘불쌍한 사람인데, 어디 적당한 노처녀라도 있으면 결혼이라도 시켰으면.’ 하였는데, 지금은 교회도 담쌓고 집에도 오지 않는다. 악덕 기업자의 꾐에 빠져 조금 받는 수입을 그나마 엉뚱한 짓에 다 넣으며 거의 빈털터리로 살고 있다고 한다.
(2) 이에 반해 우리 교회 안에는 안타까우면서도 그래도 감사한 부류들이 있다. 70대가 넘은 노인들은 사실 믿음이 있어서 혹은 하나님 때문에 교회 오는 것 같지는 않다. 연세도 많고 몸도 좋지 않고 자녀는 다 객지에 나가 살기에 하루하루 삶이 힘들고 외롭다. 그런데 교회가 혹은 목사 부부가 인간적으로 잘하기에 그 인연을 놓고 싶지 않아 주일이면 빠짐없이 잘 출석한다.
이처럼 인생을 오래 사신 어른들은 하나님 없는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것 없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무시당하고 힘들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교회가 잘하니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보답하려는 심정으로 남은 생애 교회를 의지하고 살려는 것이리라.
(3) 지난 3월부터 큰아들이 교회를 옮겼다. 2년 동안 다닌 교회는 거리가 너무 멀어 (자기 말로) 가는데 2시간 오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도 못 먹고 가서는, 점심도 못 챙겨 먹고 돌아온다고 했다. 더욱이 교회가 너무 크고 전통이 오래되다 보니 약점도 많았던 것 같다.
3학년이 되면서 학교 가까운 우리 교단 교회에 출석하고부터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을 같이하는 친구도 생기고, 고등부 담임선생님도 잘한다고 들었다. 지난 주말에는 교회에서 혼자 철야로 기도를 했다는데, 마침 그 과정에 몇몇 (직분자)분들을 알게 되어 앞으로 자기가 교회에서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4) 오늘날 사람 중에는 교회 밖에 무슨 대단한 것이 있을 것 같아 그 길을 좇다 안 되니,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교회로 돌아오는 자들이 상당히 많다. 심지어 직분자의 자녀 중에도 교회를 다니지만, 하나님을 깊이 체험하고 하나님 안에서 복을 맛보지 못함으로 중ㆍ고등부를 졸업한 후에 세상길로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큰아이는 그동안 우리(母) 교회가 시골에 있다 보니 규모상으로나 여러 가지 형편상 그저 아버지가 목회자이기에 의무적으로 출석하고 봉사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새로운 교회에서 그야말로 교회적인 기쁨, 하나님 교회가 주는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음에 감사하다.
(5) 사실 하나님 없는 사회에는 똑똑한 자들도 많지만, 그들의 세계는 내가 잘 되기 위해 남을 경쟁자로 생각하다 보니 살기가 녹록치 않다. 그런데 하나님의 독특한 은혜를 체험한 교회 안에는 이러한 사회적인 논리가 통하는 곳이 아니다. 자기만 성실하고 열심히 살면 어려운 자들도 배려하고 주고 베풀고 도와주는 곳이다.
만일 인물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데 거기에 추가하여 신앙생활까지 열심히 하면 사방에서 관심을 두고 엄청나게 도와주고 챙겨준다. 약1:17엔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부디 아들이 (세상까지 갈 것도 없이) 하나님 교회 안에 좋은 것은 물론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미리 맛보고 평생 교회를 떠나지 않고 교회중심으로 살았으면 한다.
맹모 같은 아빠의 사랑과 지도를 통해
사무엘 같이 멋진 아들이 등장함을 보며 감사합니다.
송찬예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