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저건네에 들어와서 글을 적어보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대학생들도 개강을 하여서 바쁜 이 시기 다들 잘 지내시는지요? 날씨가 제법 많이 쌀쌀해 졌는데 다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저건네 가족들의 이야기도 카톡으로 자주 들으니 저건네 인터넷 홈페이지는 더더욱 들어올 일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많이 방문하시는지요? 하동시골교회 이목사님도 카톡을 사용하실 줄 모르셔서 저건네 소식이 궁금하시면 항상 이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거리시면서 큰처형부터 작은 조카들까지 생일 축하글, 결혼 기념일 축하글들을 올리십니다. 오늘은 이목사님 생신이신데 누가 글을 적을까 궁금해하면서 이곳에 들어와서 비어있는 글을 보며 제가 글을 남기고 가려고 합니다.

 

 부산에서 생활한지도 어엿 1년 반이 넘었습니다. 지난 1년 반동안 하동에 내려간 일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만큼 정말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명절이나 교회 농활과 같은 일로 방문한 적인 대부분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도 타지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타지 생활이 힘들지 않냐, 외롭지 않냐라고 물어보시면 괜찮다고 대답을 합니다. 정말 괜찮으니깐요. 이곳에서의 생활은 항상 농촌에서만 살아왔던 저에게는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한 것들로 가득하고 무수하게 많이 사귄 친구들을 매일매일 만나느라고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정신없이 재미있게 사는 것 뒤에는 무언가 큰 외로움이 있는 것을 느낍니다. 혼자 사는 것도 있겠고, 여자친구를 만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은, 사실은 가족들이 채워줄 수 있는 공허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올해로 만19살으로 아직 20년도 살지 않았지만, 벌써 세상을 다 알 것 같다는 자만이 듭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여서 지식을 쌓았고, 사회생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학교와 교회 그리고 각종 프로그램들을 통하여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며 많은 어려움들도 대처해서 나가는 법도 배웠고, 혼자서 돈을 벌며 살아나가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른들은 이제 시작이라고들 말씀을 하시겠지요. 세상을 사는 것이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있을 때처럼 동경하며 낭만적으로 상상하는 것 만큼 만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야 저는 겨우 수능을 치고 대학에 입학한 것 하나밖에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제 앞에 군대와 결혼과 취직이라는 더욱 어려운 문턱들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부모님들은 그저 연세가 드신 것만으로도, 그만큼 인생을 살아오신 것만으로도, 결혼을 하셔서 아이들을 키우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을 한 번도 굶긴 적이 없으신 것만으로도, 이것들 중 하나만 만족하더라도, 비록 이 경쟁사회에서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이겼는지 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사셨고 훌륭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0대에는 부모님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슈퍼맨처럼 보이고, 10대에는 부모님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못난 사람들처럼 보이고, 20대에는 아직 부모님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고, 30대에는 부모님의 말이 조금 맞는 것 같아 보이고, 40대에는 부모님이 조금 위대해 보이고, 50대에는 부모님의 말이 대부분 맞는 것 같아 보이고, 60대가 되서야  "아, 부모님의 말씀이 모두 옳았구나. 정말 틀린 것이 없었구나."라고 깨닫는 것이 자녀들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20대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과 의견차이로 자주 다툼을 합니다. 이것은 아버지어머니께서 얼마나 저를 걱정해주시고 신경써주시며 생각해주시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할 때에는 하나님도 그 분들에게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일반계시라고 하죠? 부모님에게서의 사랑을 느끼며 저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이것보다 더 크다면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큰 것인지,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것인지, 얼마나 은혜롭고 우리가 기뻐하며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인지를 느낍니다. 이런 것을 느끼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족이라는 창조원리의 틀을 주신 이유, 마땅히 우리가 결혼을 하여서 자녀들을 낳고 길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무가 느껴집니다. 부모님에게서 무조건적 사랑을 받아보고, 결혼을 하여서 아내를 사랑하고, 또한 자신의 자식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면서 비교할 수가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그 곳에서 아버지 되신 그리고 우리의 신랑 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느끼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건네 가족들은 모두 정말정말 훌륭한 부모님들이시고, 부모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의 가정에서 가족들 뿐만이 아니라 친척들까지 예수그리스도로서 하나로 묶이어 서로 이야기하고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낍니다. 

 

 이목사님도 그런 분입니다. 나이가 들어 마땅히 모든 것을 잘 해야하는, 마땅히 옳은 것을 옳게 행할 줄 알아야 하는, 그러한 삶의 무게를 짊어 진 어른이고, 도덕적인 수준과 행동이 높아야 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요구 받는 직책의 목사이지만, 결국은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낱 인간으로서 인간적인 부족함이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생각이 정말 올바르시고, 똑똑하시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열심이시고,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하나님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신 분이시고, 높이높이 바벨탑을 지어올리고 싶어하는 세상 사람들 눈에서는 대형교회에 가지 않아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하지만 아닌, 충분히 훌륭하신, 그리고 요즈음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그런 분이십니다.

 

 이목사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앞에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지루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비록 제가 하동에 갈 수 없지만 이 곳을 통해서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나누나도 생일 축하해!!! 

 진취적으로 삶을 사는 모습이 무언가 성취를 하려고 바둥바둥하는 대학생인 나에게 정말 많은 동기부여가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앞에처럼 길게는 못 써서 괜시리 미안하네. 생일 축하하고 추석 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