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예영이가 저건네 9월호에 싣기 위해 쓴 독후감입니다. 저건네가 나오기가 쉽지 않아 일단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코박사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여행]

이예영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다울이란 이름을 가진 한 한국 소녀가 어느 날 잠자리에 들었는데, 깨어나 보니 이상한 곳에 자신이 와 있었다. 거기서 엘레파스 막시무스라는 이름을 가진 유네스코 방콕 지사장으로 근무하는 하얀 코끼리 박사를 만나서 그와 함께 태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에 가서, 거기서 각각의 나라 문화를 배워 나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이 중에서 나는 얼마 전 큰오빠가 다녀온 필리핀을 주제로 이 글을 쓴다.

 

먼저 16세기 스페인이 들어오면서 당시 국왕 필립2세의 이름을 따서 필리핀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면적은 30이고, 인구는 2008년 현재 약 9268만 명이고, 수도는 마닐라이다.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의 국조는 독수리(길라스, Gilas)이고, 국민은 흔히 필리피노라 부른다.

 

언어는 따갈로그어인데, ‘안녕하세요?’‘Kamusta ka(카무스타 카)?’이고, ‘환영합니다!’‘Mabuhay(마부하이)’ 그리고 잘 지내세요.’잉앗 포(Ingat Po)’라고 한다. 필리핀에 최초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약 30만 년 전이고, 현 조상은 25,000년 전 아시아 본토로부터 이주해 온 사람들과 6,000년 전 남쪽에서 이주한 말레이 계통의 사람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1380년경에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도 많이 이주해 와서 교역을 활발히 했으며, 특히 이들이 필리핀 남쪽 지방에 이슬람교를 전파했다. 1521년 스페인 사람인 마젤란이 상륙하면서 서양과 첫 인연을 맺었고, 1565년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식민지 정책으로 많은 갈등을 겪다가, 급기야 1571년에 이르러 식민지가 되어 425년 동안 지배당했다.

 

19세기부터 필리핀의 독립 운동이 시작되면서 1898년 스페인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자 필리핀은 미국편을 들어 스페인이 지게 됨으로 독립선언이 되었다. 하지만 미국과의 마찰로 실제 완전한 독립이 이루어진 것은 1946년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필리핀도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1945년까지는 일본의 지배를 당했다고 한다.

 

바로크풍의 가톨릭교회는 스페인이 들여온 유럽문화의 상징이고, 근대적인 학교시설은 미국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그래서 필리핀은 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도 동서 문명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라고 한다.

 

민다나오 섬은 루손 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인데, 루손 섬과 함께 필리핀 전체 면적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파인애플 농장도 많다고 한다. 파인애플은 루피나라는 말을 너무 안 듣는 딸 때문에 화가 난 어머니 마셀라의 저주로, 이 딸이 눈이 100개 달린 파인애플이 되었단다. 본래 쌀과 감자가 주식인 이 나라가 전체 토지의 약 55% 정도를 수출품인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재배한단다.

 

필리핀 문화 중 하나인 히야(hiya)’부끄러움이나 망신을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인데, 이런 감정이 없는 사람을 흔히 왈랑-히야라는 욕을 먹거나 왕따를 당하기도 한단다. 아모르-프로피오는 자존심을 뜻하는데,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 필수덕목이라 한다.

 

지프니는 우리나라의 소형버스와 비슷한데, 필리핀의 대표적인 운송수단이다. 다양한 모양과 다양하게 개조한 이 지프니는 필리핀 사람들의 손재주와 창의성을 엿보게 한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소, 돼지, , 등의 고기를 양념해서 간장에 재운 뒤, 필리핀 전통 토기인 팔라욕(Palayok)'에 담가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어 끓이는 아도보(Adobo)’가 있다. 이는 쉽게 상하지 않아 소풍이나 잔치에 많이 사용된단다.

 

필리핀은 세례나 결혼 시 대부나 대모까지 포함하기에 친척이나 친족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친척이나 친족의 도움을 받으며 사는 문화라 할 수도 있다. 특이한 것은 부계나 모계 그리고 남편계나 아내계까지 명칭이 같으며, 멀고 가까움이 촌수보다는 얼마나 가까이 지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60-90명 정도 타는 범선이란 말에서 나온 바랑가이(barangay)는 옛날부터 있어온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 필리핀 사회의 기본단위가 되어 있다.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남녀가 평등하여, 지금까지도 아시아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으며, 또 기독교(85%가 가톨릭)가 강한 나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주위의 필리핀 어머니에게서 출생한 다문화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 무시한 면도 없지 않았는데, 필리핀이라는 나라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있는 독특한 나라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필리핀 역시 우리나라처럼 근대에 외국으로부터 고통을 많이 당한 나라였지만, 서양의 좋은 문화를 받아 들여 다채롭고도 발전적인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음도 알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안에 갇혀 남의 나라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나를 반성하며, 이제부터는 다문화 친구들을 더욱더 존중하고 사랑하며 협력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