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2009,1,16) 강의를 마치고 조직신학회를 참석하고
저녁 9시 30분경 귀가한 뒤,
등산을 나가면서 사료를 주려고 해도 순이가 기척이 없었다.
후레쉬로 비쳐 보니 순이가 죽어있었다.
 
이번 주 너무 바빠서 잘 확인하지 못했다.
날씨가 춥기도 했지만, 순이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얼마 전부터는 내가 등산을 하여도 잘 따라 나서지를 않았다.
 
안식년을 마치고 귀국한 2000년 3월에 박창해 교수님께서 선물하신 순이는
세나의 개라 하였다. 세나 말에, 순이는 사랑 결핍증이라더니,
서운하기 그지 없다. 그래도 9년 이상을 살았으니 장수하지는 않았어도
중년은 넘긴 셈이다.
 
토요일 오후 3시경에 우리 마당 앵두 나무 밑에 묻어주었다.
그곳에 낙엽을 모아두었는데, 순이가 햇빛을 쬐면서 종종 뒹굴었다.
게다가 낙엽 덕에 땅이 얼지 않아 파기가 쉬웠다.

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고 했나.
지난 9년간 순이는 우리 가족 중 하나였는데, 보내고 나니 참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