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는
밤나무 꽃내음에 푹 빠져 있습니다.
아이들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노을지는 저녁담에
집으로 들어오는 굽이굽이 심겨진
밤나무에서 나는 그 냄새가 넘 좋습니다.

  어릴적 보리타작 끝내고
채 마르지 않은 보리떼에서 나는 냄새와 참 흡사합니다.
그래서 코를 최대한 벌려서 벌름대며
폐 깊숙이 그 향기를 들이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산림욕이 따로 필요없는 행복을 누리는 거죠.

  이곳 진주에서의 생활이 5년째로 접어들지만
늘 그 자리를 지키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나 봅니다.
일상의 작은 것에서
스치고 지나는 모든것이 새롭게 다가옴은
이제사 좀  나이값을 해 볼려는 몸짓일까요?

   그저 행복하옵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