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를 먹고 적은 글이 너무 궁상맞아서 다시 한 번 적습니다.

  예희는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옷을 입으려 하지 않습니다.
겨우 꼬셔서 입혀놓으면, 집에서 나갈때까지 때로는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억이 사라질때까지 "나는 이 옷이 안 예쁜데."를 계속 중얼거립니다. 그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단 1가지. 쵸콜렛이나, 사탕 등등 예희가 좋아하는 음식 제공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다희가 참 예쁘게 입었던 원피스를 꺼냈는데 보는 순간부터 "이 옷 입기 싫다."를 되내입니다. 바쁜데 그냥 나왔습니다. 차타기 전에 하는 말
  "왜 엄마는 예쁜 옷 입고 나만 이상한 옷 입혀줘?"

  얼마 전에 옷가게를 갔습니다.
자기가 지은 별명인 '예쁜 핑크 딸기 공주"답게 뭐든 분홍과 공주 그림만 원합니다.
어느 한 매대에서 분홍에다 공주까지 그려져있는 옷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사이즈가 큰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예희 왈
"엄마, 이거 언니 사서 입다가 작아지면 내가 입을게요."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 옷을 사왔습니다.
다희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옷을 보여주자, 다희는 "나 이 옷 안 입어."
다희는 이미 공주 어쩌고 저쩌고에서 벗어난지 오래거든요.

  예희 실내화가 구멍났습니다.
흔히 신는 삼천원짜리 분홍 바닥칠이 되어있는 것으로 구입했습니다.
자기는 공주가 그려있는 것으로 사겠답니다.
우리 집 앞의 바다 마트에 갔더니 예희가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차이라곤 17000원이나 되는 가격과 달랑 그려져있는 공주
그 옆에 있는 육천원짜리 전체가 분홍 칼라의 신발도 안 된답니다.
억지로 구슬려서 롯데마트를 가서 마음을 흔들어보려지만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다시 가서 거금을 주고 샀습니다.

"예희야, 너 공주야?"라는 물음에 대한 예희의 답.
"어, 나는 공주인데 공주병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