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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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내가 근무하는 서울스퀘어 옆에 있는 남대문경찰서에서 식사를 합니다.
가깝고, 저렴해서요.
남대문경찰서 7층에 식당이 있는데, 한끼에 3,500원합니다.
근처 제일 저렴한 곳이 5,000원이고 대부분 6,000원 이상 하지요.
어떤 사람들은 남대문경찰서 식당에는 고기가 잘 안나온다며 만족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나는 고기보다는 나물이나 채소 등이 나와서 더 좋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절대 아니지만, 고기보다는 채식이 환경이나 건강에 더 좋은 것으로 생각한답니다.
금방 저녁을 먹고 왔는데,
오늘 저녁식사에도 생선과 함께 나물이 많이 나와서 너무 좋았습니다.
"비름"
저건네에서 밭을 메면 항상 보는 잡초.
엄마께서 종종 말씀하셨지요.
"비름을 뽑아서 말라 죽으라고 햇빛에 두면 찜질한다며 좋아하고,
또 나무 위에 두면 더운 여름에 이렇게 시원한 데가 오데 있노 하면서 좋아한다."
비름은 번식력이 좋아, 여름이면 비름과의 전쟁(?)을 했지요.
오늘 저녁식사에 그 "비름" 나물이 나왔습니다.
비름 나물을 씹으면서 이렇게 더운 날에 저건네에서 잡초 뽑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저건네에서 일하시던 엄마, 아버지 생각도 하며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지긋지긋한 비름이 이렇게 맛있는 나물이 되어 밥상에 올라 오는 걸 보니
무엇이나 어딘가에는 쓸모 있다게 맞는 말이네요.
어린 시절, 힘들기도 했던 일들이 지금은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네요.
또, 비름 나물이 먹고 싶습니다.ㅎ
天不生 無祿之人 (천불생 무록지인)
地不長 無名之草 (지부장 무명지초)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한다. - 明心寶鑑 -